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과사용성 질환으로, 이름과 달리 테니스를 치지 않아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팔 사용, 특히 손목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직군에서 흔히 나타나며, 사무직, 주부, 배달업, 요양보호사, 목수,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발병 빈도가 높습니다. 초기에는 불편함으로 시작되지만 방치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어 조기 대응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테니스엘보의 개념과 원인, 주요 증상, 진단 방법, 그리고 일상 속 관리와 예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테니스엘보란? 질병의 원인과 기전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바깥쪽 뼈 부위에 생기는 대표적인 과사용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의학적 명칭은 외측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입니다. 팔꿈치의 외측 상과는 손목과 손가락을 펴는 역할을 하는 근육들이 시작되는 부위인데, 이 부위에 반복적인 부하가 가해지면서 신전근 힘줄의 미세한 파열과 염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흔히 테니스 선수에게서 자주 발생한다고 해서 ‘테니스엘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테니스를 하지 않는 일반인에게 훨씬 더 자주 나타납니다.
반복적인 손목 사용, 팔꿈치를 고정한 채 손목을 펴거나 비트는 동작, 과도하게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밀고 당기는 행동 등이 누적되면 팔꿈치 외측 부위에 과부하가 쌓이게 됩니다. 이때 발생하는 미세 손상이 자연치유되기 전에 계속해서 자극을 받게 되면 만성 염증으로 진행되고, 결국 통증 및 기능 저하를 동반한 엘보 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고위험군으로는 사무직에서 컴퓨터를 많이 다루는 사람, 키보드와 마우스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직장인, 주방에서 조리 도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요리사, 육아 및 청소 등 반복적인 손과 팔 사용이 많은 주부,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내리는 택배기사나 물류업 종사자 등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히 피로감이나 뻐근함으로 시작하지만, 증상을 방치하고 계속해서 무리하게 사용하면 힘줄의 손상이 악화되어 만성 통증과 기능 제한이 심해집니다. 특히 회복이 느린 중장년층에게는 일상생활 전반에 지장을 주며, 단순 휴식만으로는 호전이 어려운 상태까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테니스엘보는 초기부터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 습관을 점검하며 통증이 나타날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테니스엘보의 주요 증상과 진단 방법
테니스엘보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팔꿈치 바깥쪽 통증입니다. 통증은 특정 동작에서 두드러지며, 주로 손목을 사용하여 물건을 잡거나, 위로 젖히거나, 돌리는 행동에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병뚜껑을 열거나 냄비를 들어올리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쥐고 나를 때, 심지어 수건을 짜는 행위에서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팔꿈치를 눌렀을 때 약간의 불편감이나 욱신거림 정도지만, 증상이 진행될수록 날카로운 통증, 욱신거림, 당김 등의 느낌이 강해지고 통증이 손목이나 손등까지 방사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손목에 힘이 빠지고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타이핑이나 마우스 클릭 같은 단순한 동작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팔을 뻗은 상태에서 손목을 위로 젖히는 동작에 통증이 심하다면, 손목 신전근 건의 염증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코젠 테스트(Cozen’s Test)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팔을 곧게 펴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손목을 위로 들어 올리려는 동작을 할 때, 팔꿈치 외측에 통증이 유발되면 양성으로 판단합니다. 또한, 밀스 테스트(Mill’s Test), 심플 레지스턴스 테스트(저항 검사) 등도 활용되어 의심 소견을 확인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에서 이학적 검사와 함께 영상 검사를 시행합니다. 일반적인 X-ray는 뼈 구조 이상을 확인하는 데 사용되며, 힘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나 MRI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류마티스관절염, 요측신경 포착 증후군, 경추 디스크, 또는 내측상과염(골프엘보)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감별 진단도 중요합니다.
조기 발견 시에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를 방치하여 염증이 만성화되고 힘줄이 퇴행성 변화를 보일 경우에는 주사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수술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증이 일시적인 것 같더라도,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 동작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테니스엘보 예방과 완화를 위한 생활습관
테니스엘보를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에서부터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손목 사용을 줄이고 무리한 반복 동작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무직이라면 키보드와 마우스 위치를 조절하여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고,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주부나 가사노동이 많은 사람은 무거운 냄비나 바구니를 들 때 양손을 사용하거나, 손목 대신 팔 전체로 힘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하루에 몇 차례씩 팔꿈치 스트레칭과 손목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한 뒤, 반대 손으로 손가락을 아래쪽으로 부드럽게 눌러주는 스트레칭은 긴장된 신전근을 이완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근력이 약한 경우, 탄력 밴드를 이용해 가볍게 저항 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냉찜질을 하루 2~3회, 15분 정도씩 해주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며,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에는 손목과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하여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프면 멈추는 습관'입니다. 무리해서 계속 사용하면 악화될 수 있으므로 통증을 느낀 즉시 사용을 줄이고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입니다.
테니스엘보는 특정 직업군이나 운동선수만의 질환이 아닙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반복 동작 속에서 팔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으로 발전해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손목과 팔꿈치에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절대 무시하지 말고, 스트레칭과 사용량 조절 등 실천 가능한 관리부터 시작해보세요. 지금의 작은 습관이 평생의 팔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