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는 봄철은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움직이게 되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시기입니다. 특히 운동을 갑자기 시작하거나, 집안 대청소, 원예 작업 등 평소보다 많은 신체 활동이 허리 부담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물리치료사의 입장에서 봄철 허리통증의 원인과 관리법, 예방 스트레칭과 실생활 팁까지 알기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봄철 허리통증, 왜 증가할까?
봄철은 자연스럽게 신체 활동량이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햇볕이 좋아지면 사람들은 겨우내 소홀했던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특히 3~5월은 등산, 조깅,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대청소, 정원 가꾸기, 이사, 봄맞이 인테리어 등 가정 내·외부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허리에 과부하를 주는 위험 요인이 됩니다.
겨울 동안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이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허리를 많이 사용하는 동작을 하게 되면 근육이 놀라거나, 인대가 무리를 받아 염좌(삐는 현상)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특히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삐끗'하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정도로 흔합니다.
또한, 봄철에는 기압 변화와 일교차로 인해 신체의 자율신경계 균형이 무너지면서 만성적인 통증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기존에 허리디스크, 척추협착증, 좌골신경통 등을 앓고 있다가 봄철 활동량 증가로 인해 증상이 심해진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은 골밀도와 근육량이 점차 감소하는 시기이므로, 허리를 비롯한 척추 전반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들은 무리한 운동이나 반복적인 집안일, 불안정한 자세에서 기인한 미세한 손상으로도 쉽게 통증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봄철의 '활동성 증가'와 '근골격계 준비 부족'이 맞물리면서 허리통증 환자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물리치료사가 추천하는 실전 관리법
허리통증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대개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거나, 반대로 '움직여야 낫는다'며 무리한 활동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물리치료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단계별 대응입니다. 통증의 강도, 발생 위치, 지속 시간, 유발 동작 등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합니다.
초기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과도한 움직임을 피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안정을 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단, 완전히 누워만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루 1~2시간 정도는 짧은 도보나 스트레칭을 통해 순환을 도와야 합니다. 허리에 긴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움직임은 오히려 회복을 돕습니다.
물리치료사가 자주 권장하는 방법 중 하나는 온열요법입니다. 따뜻한 찜질팩이나 온수찜질을 하루 2~3회, 한 번에 15~20분간 시행하면 허리 주변 근육의 혈류를 증가시켜 염증 완화와 이완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부종이 있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초기 1~2일간은 냉찜질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찜질 외에도 마사지 볼, 폼롤러, 온열 마사지기기 등을 활용하면 자가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만성화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도수치료, 전기자극치료(TENS), 초음파 치료 등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 치료들은 물리치료사에 의해 안전하게 적용되며, 급성 통증 완화뿐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근육의 기능 회복에도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운동치료와 재활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치료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으며, 홈트레이닝 기반의 온라인 물리치료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어 집에서 관리하기도 수월해졌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통증을 방치하지 않고, 초기 단계에서 적절하게 개입하여 상태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상태가 악화된 뒤에는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삶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증상이 느껴진다면 가볍게라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방을 위한 스트레칭과 생활 속 팁
허리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실천하기 쉬운 방법은 매일 5~10분 정도의 스트레칭입니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유연성을 높이며, 작은 자극에 대한 내성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봄철 아침 기온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기상 후 스트레칭은 체온을 올리고 부상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유리합니다.
대표적인 허리 보호 스트레칭으로는 ▲무릎 당기기 ▲고양이-소 자세(cat-cow pose) ▲브리지 동작 ▲햄스트링 스트레칭 ▲척추 비틀기 스트레칭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요추부 안정화에 도움을 주고, 골반과 다리 후면의 긴장을 해소해 전체적인 척추 정렬을 돕습니다. 단, 스트레칭 전에는 반드시 워밍업(가벼운 걷기나 제자리 운동)을 통해 근육을 데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생활습관에서도 허리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먼저 굽혀 하체 힘을 이용해 들어야 하며, 한 자세로 30분 이상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허리를 곧게 세우는 바른 자세가 필수입니다.
또한, 허리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인 요소 중 하나가 침대 매트리스입니다. 지나치게 부드러운 매트리스는 척추를 휘게 만들고, 지나치게 단단한 매트리스는 압박을 유발하므로, 중간 경도의 매트리스가 가장 적합합니다. 아울러 의자의 높이, 책상과 모니터 위치, 베개 높이 등도 척추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일상 환경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조정해야 합니다.
허리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으로는 걷기, 수영, 필라테스, 요가 등이 추천됩니다. 특히 봄철에는 날씨가 좋아 하루 20~30분 정도의 빠른 걸음 걷기만으로도 체중 조절과 허리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무리한 운동보다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습관 형성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는 최고의 조력자입니다.